미국 크레딧 점수 0에서 시작하기 — 그리고 망가뜨린 이야기
미국에 오면 신용이 없습니다. 나쁜 게 아니라 아예 기록이 없습니다.
이 글은 크레딧을 만드는 법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뒤로 가면 제가 망가뜨린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쪽이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신용이 없으면 뭐가 막히나?
집이 안 구해집니다.
저는 학교 기숙사에 살다가 오프캠퍼스로 나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소셜번호도 신용 기록도 없어서 집을 못 구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미국에서 신용은 돈을 빌릴 때만 쓰는 게 아니라는 걸요.
- 아파트 임대 심사
- 자동차 대출과 모기지 금리
- 자동차·주택 보험료
- 휴대폰 개통 보증금
- 전기·가스 개통 보증금
첫 카드는 어떻게 받았나?
시큐어드 카드(Secured Card)로 시작했습니다. 아는 분이 추천해주셨습니다.
보증금을 맡기고 그만큼 한도를 받는 카드입니다. 500달러를 넣으면 한도 500달러입니다. 심사가 거의 없습니다.
기록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 방법 | 특징 |
|---|---|
| 시큐어드 카드 | 가장 확실. 보증금 필요 |
| 오소라이즈드 유저 | 신용 있는 가족 카드에 부가 사용자로. 빠름 |
| 은행 관계 활용 | 계좌를 튼 은행에서 신청하면 승인률이 올라감 |
| 학생 카드 | 학생 신분이면 |
처음 점수가 찍혔을 때 600대 후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크게 실수한 이야기
2019년쯤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크레딧 기록이나 소셜번호 없이 여권만으로 발급되는 프리미엄 카드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중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연회비가 690달러쯤 했습니다.
혜택을 보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부가 사용자 카드를 아내에게 주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도 드렸습니다. 공항 라운지를 쓸 수 있었으니까요.
초반에는 잘 썼습니다. 잘 갚았고요.
그런데 재정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꾸 연체가 됐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감당이 안 됐습니다.
결국 연체 때문에 강제로 해지됐습니다.
그 기록이 지금까지 따라옵니다.
제 크레딧 점수는 지금 정말 안 좋습니다.
얼마 전 차를 사려고 알아봤는데, 제 신용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같은 차, 같은 값인데 저는 훨씬 많이 냅니다.
7년 전 카드 하나가 지금 제 차값을 올리고 있습니다.
돌아간다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카드를 만든 것 자체가 실수는 아니었습니다.
실수는 감당이 안 될 때까지 그대로 둔 것입니다.
상황이 아직 괜찮을 때 다운그레이드했어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연회비 없는 카드로 등급을 낮춰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해지가 아니라 전환입니다.
이렇게 하면 카드 개설일이 유지됩니다. 기록 길이가 안 줄어듭니다. 연회비만 사라집니다.
저는 이걸 몰랐습니다. 아니, 알았어도 "다음 달엔 괜찮아지겠지" 하고 미뤘을 겁니다.
연회비가 부담되기 시작한 그 달에 전화하세요. 연체가 쌓인 뒤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무엇으로 점수가 매겨지나
| 항목 | 비중 | 뜻 |
|---|---|---|
| 결제 이력 | 가장 큼 | 연체 없이 냈는가 |
| 사용률 | 그다음 | 한도 대비 얼마나 쓰는가 |
| 기록 길이 | 중간 | 얼마나 오래 썼는가 |
| 신규 조회 | 작음 | 최근에 많이 신청했는가 |
| 종류 다양성 | 작음 | 카드·대출을 고루 쓰는가 |
결제 이력이 가장 큽니다. 제가 무너진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한도의 30% 아래로 쓰는 게 안전하다고 흔히 말합니다. 한도 1,000달러 카드로 매달 900달러를 쓰고 다 갚아도 점수에는 좋지 않습니다.
점수가 생기기까지
보통 6개월 정도의 사용 기록이 필요합니다. 그전에는 점수 자체가 조회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미국에 오자마자 시작하세요. 필요해졌을 때 시작하면 이미 늦습니다.
이게 제가 돌아보며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입니다. 크레딧은 일찍 만드는 게 좋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 여러 카드를 한꺼번에 신청 — 조회 기록이 쌓여 점수가 깎입니다
- 오래된 카드 해지 — 기록 길이가 줄어듭니다. 안 쓰더라도 두세요
- 최소 결제만 내기 — 이자가 붙고 사용률이 안 내려갑니다
- 연회비가 큰 카드를 감당 못 하면서 끌고 가기 ← 제 이야기입니다
- 하루라도 연체 — 자동이체를 걸어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신용 기록을 옮길 수 있나요?
A. 옮겨지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처음부터입니다.
Q. 연체 기록은 얼마나 남나요?
A. 몇 년씩 남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영향은 줄어들지만 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Q. 점수가 나쁘면 차를 못 사나요?
A. 살 수는 있습니다. 이자가 훨씬 비쌉니다. 다운페이먼트를 늘리거나 공동 서명자를 세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Q. 배우자도 따로 만들어야 하나요?
A. 따로 만드는 편을 권합니다. 부가 사용자는 빠르지만, 주 카드에 문제가 생기면 같이 영향을 받습니다.
Q. 점수를 무료로 볼 수 있나요?
A. 카드사 앱이나 무료 서비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조회한다고 점수가 깎이지 않습니다.
크레딧 점수는 자동차 보험료와 차를 살 때 이자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계좌를 처음 여는 이야기도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제 경험을 정리한 것이며 금융 자문이 아닙니다. 특정 카드나 금융사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상품 조건은 바뀌니 신청 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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