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계좌와 첫 신용카드 만들기

 

유학으로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은행 지점에 한국분 뱅커가 계셨습니다.

그분이 다 해주셨습니다. 소셜 번호가 없는데도 계좌가 열렸고, 어떤 서류를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도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한 일이라고는 여권을 들고 간 것뿐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운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한 가지를 잘못 골랐습니다. 그 이야기를 마지막에 하겠습니다.

소셜 번호가 없으면 계좌를 못 여나요?

열 수 있습니다. 다만 은행마다 다릅니다.

소셜 번호 없이 여권과 비자, 거주 증명만으로 열어주는 곳이 있고, ITIN을 요구하는 곳이 있고, 아예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규정이 은행마다 다르고 같은 은행이라도 지점 담당자에 따라 처리가 달라집니다.

들고 갈 것비고
여권필수
SSN 또는 ITIN없이 되는 은행도 있음
거주 증명리스 계약서, 공과금 고지서
초기 입금액25~100달러 수준이 흔함

온라인 신청 말고 지점에 직접 가세요. 온라인은 신원 확인 단계에서 막히는 일이 많습니다. 사람 앞에 앉으면 풀리는 문제가 화면에서는 안 풀립니다.

체킹과 세이빙은 뭐가 다른가요?

체킹은 쓰는 통장, 세이빙은 두는 통장입니다.

체킹은 일상 결제용입니다. 데빗카드가 나오고 자동이체가 걸립니다. 세이빙은 저축용이라 이자가 붙는 대신 출금 횟수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둘 다 만드는 게 기본입니다. 많은 은행이 두 계좌를 묶으면 월 유지비를 면제해줍니다.

월 유지비를 왜 내고 있나요?

면제 조건을 안 물어봤기 때문입니다.

미국 은행은 매달 유지비를 받는 곳이 많습니다. 10~15달러 수준이 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면제 조건이 있습니다.

  • 최소 잔액을 유지하거나
  • 급여를 직접입금으로 받거나
  • 학생 계좌이거나
  • 여러 계좌를 묶거나

계좌를 열 때 「면제 조건이 뭔가요」 한 마디를 물으면 됩니다. 이걸 모르고 몇 년을 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1년이면 백몇십 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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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은 뒤 이 빨간 박스를 지우세요

첫 신용카드는 뭘로 시작하나요?

대개 시큐어드 카드입니다.

보증금을 맡기고 그 금액만큼 한도를 받는 카드입니다. 신용 기록이 없어도 만들 수 있고, 몇 달에서 1년쯤 쓰면 일반 카드로 넘어갑니다. 저도 계좌를 연 그 은행에서 시큐어드 카드로 시작했습니다.

신용 점수가 어떻게 쌓이는지는 크레딧 점수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후회하는 게 있습니다

첫 카드는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신용 점수에는 계좌를 얼마나 오래 유지했는지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첫 카드를 닫으면 그동안 쌓은 기간이 깎입니다. 결국 첫 카드는 웬만하면 평생 들고 가게 됩니다.

저는 그걸 모르고 「일단 아무거나 만들어서 점수부터 올리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조금 무리해서라도 연회비가 없고 캐시백이 붙는 카드를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몇 년을 들고 갈 카드였으니까요.

지금 첫 카드를 만드신다면 두 가지만 보세요. 연회비가 없는가, 그리고 10년 뒤에도 이 카드를 들고 있을 만한가. 혜택은 그다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큐어드 카드 보증금은 돌려받나요?
A. 일반 카드로 전환되거나 카드를 정리할 때 돌려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조건은 카드사마다 다르니 만들 때 확인하세요.

Q. 카드를 여러 장 만드는 게 좋나요?
A. 처음에는 한 장으로 충분합니다. 짧은 기간에 여러 곳에 신청하면 심사 기록이 남아 오히려 불리합니다.

Q. 한국 신용 기록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쌓습니다. 차를 살 때 이게 바로 문제가 됩니다.

Q. 온라인 은행은 어떤가요?
A. 이자가 높고 수수료가 적습니다. 다만 현금 입금이 불편합니다. 처음에는 지점이 있는 은행으로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저축만 옮기는 조합이 무난합니다.

사람을 찾는 게 빠릅니다

제가 계좌를 쉽게 연 건 제도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제 사정을 아는 사람이 창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인이 많은 지역이라면 한국어 되는 뱅커가 있는 지점을 물어보세요. 없어도 괜찮습니다. 지점에 가서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됐다, 소셜이 없다」고 먼저 말하면 담당자가 되는 방법을 찾아줍니다. 안 된다고 하면 다른 은행에 가면 됩니다.

이 글은 제 경험을 정리한 것이며 금융 자문이 아닙니다. 은행별 조건과 수수료, 카드 심사 기준은 수시로 바뀌므로 실제 개설 전에 해당 은행에서 확인하세요.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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